1. 관상 한나라 초기, 허부許負는 나라 안에 이름을 날리던 관상쟁이였다. 관상에 관한 저서까지 남길 정도였던 그녀는 사마천이「유협열전游俠列傳」에 데려온 협객 곽해郭解의 외할머니였다. 주아부周亞夫가 그녀를 불러 자기 관상을 맡긴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세상에 명성이 자자한 그녀에게 자기 얼굴을 보이며 앞날을 알고 싶은 이는 이미 주아부 혼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 해 뒤 후에 봉해지고, 다시 여덟 해가 지나 장군과 승상이 되어 큰 권력을 잡을 것이라는 허부의 말에 주아부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버지 주발周勃에게 주아부는 맏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당연히 맏아들이 작위를 이어받을 것이며 맏아들이 죽더라도 그의 아들이 작위를 이어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허부가 내어놓은 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