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6. 여섯째 마당 - 性 2

본성本性

검중黔中이란 자가 제齊 나라에서 벼슬을 했다. 그런데 이 양반, 뇌물을 좋아하다가 쫓겨나 생활이 곤궁하게 되자 환룡豢龍 선생을 찾아가서 이렇게 아뢨다. “소인이 재물을 탐내다가 지금 이렇게 벌을 받느라 큰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어른께서 저를 불쌍히 여겨 다시 천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그는 뇌물을 챙기다가 다시 파면되었다. 그러자 환룡 선생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현석玄石이란 자가 술을 좋아하다가 과음하여 정신을 잃을 지경이 되었지. 오장은 불에 쐰 듯 말라버리고 살과 뼈는 수증기를 쬔 듯 갈라졌는데, 온갖 약을 써도 되지 않았지. 사흘이나 지나서야 겨우 주독이 풀리자 곁에 있는 가족에게 이렇게 말했다지. -이제 술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 다시는 술을 마시지 않을 작정이네...

목불견첩目不見睫

동해의 신 약若이 푸른 모래톱에 놀러 나왔다가 우강禺强도 만났다. (이날, 바다를 관장하는 해신의 순찰에) 조개와 물고기 들이 나와 서열에 따라 늘어서서 알현했다. 기夔도 얼굴을 내밀었다. 이때, 기의 모습을 본 자라가 키득키득 웃었다. “왜 웃소?” 기의 물음에 자라는 이렇게 대답했다. “껑충껑충 뛰는 모습이 우습소이다. 그러다가 넘어질세라 걱정이오.” 그러자 기는 이렇게 되받았다. “제 걱정 접어두고 이 몸 걱정해 줘서 고맙소만, 참, 걱정도 팔자로소이다. 네 발로 길을 가면서도 제 몸 하나 건사 못 해 절뚝거리면서 내 걱정을 하며 키득거리니 말이오.” 먼저, 이 글에 등장하는 '약若'은 다르게 '해약海若'이라고도 하며 중국 옛 신화 속의 '해신海神'을 말한다. 또 이 글이 두 번째 등장인물 '우강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