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7. 일곱째 마당 - 痛 2

내홍內訌

동물 가운데 훼虺라는 독사는 한 몸에 두 개의 입이 달렸다. 이놈이 먹을 것을 두고 다투느라 서로 물어뜯으며 싸웠다. 결국 이 두 개의 입이 서로 잔인하게 물어뜯다가 자기를 죽이고 말았다. 신하들이 권력과 이익을 더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나니, 이는 모두 독사 훼와 다름이 없다. '설림하說林下'에서 가져왔다. 한 나라나 집단 안에서 그 구성원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툼이 외부의 적과 벌이는 싸움보다 더 위험하다. 내홍으로 입은 상처는 쉬 아물지 않는다. 통증은 오래가고 미움은 더 큰 미움을 부른다. 분단 때문에 치러야 했던 싸움으로 더 깊은 분단을 겪고 있는 우리의 현대사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조정래 선생의 엔 '분단과 전쟁'이 앞서고 '전쟁과 분단'이 그 뒤를 잇는 꼭지로 엮어진다..

끝나지 않는 아픔

그대 없이 한식을 맞으니, 눈물이 금빛 물결처럼 쏟아지네. 달 속 계수나무 잘라내면, 달빛 더욱 깨끗하고 맑으리. 헤어질 때 밝은 달빛 흩뿌렸는데, 그대 지금 이마 찌푸리고 있겠지. 견우직녀는 이별에 시름겨워도, 기약한 날 그래도 은하를 건너겠지. 無家對寒食, 有淚如金波. 斫却月中桂, 淸光應更多. 仳離放紅蕊, 想像嚬靑蛾. 牛女漫愁思, 秋期猶渡河. 당나라 때의 천재시인 두보杜甫의 전문이다. 고향 떠난 지 1백 일 하고도 닷새가 된 어느 날 밤, 달 마주하며 보고픈 이 그리는 두보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예나 이제나 저쪽이나 이쪽이나 우리에게 아픔을 한 아름 안긴다. 일천 몇 백 년 전, 두보도 사랑하는 처자식과 헤어진 지 석 달 넘은 어느 날 밤, 달을 바라보며 이렇게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