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가운데 훼虺라는 독사는 한 몸에 두 개의 입이 달렸다. 이놈이 먹을 것을 두고 다투느라 서로 물어뜯으며 싸웠다. 결국 이 두 개의 입이 서로 잔인하게 물어뜯다가 자기를 죽이고 말았다. 신하들이 권력과 이익을 더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나니, 이는 모두 독사 훼와 다름이 없다. '설림하說林下'에서 가져왔다. 한 나라나 집단 안에서 그 구성원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툼이 외부의 적과 벌이는 싸움보다 더 위험하다. 내홍으로 입은 상처는 쉬 아물지 않는다. 통증은 오래가고 미움은 더 큰 미움을 부른다. 분단 때문에 치러야 했던 싸움으로 더 깊은 분단을 겪고 있는 우리의 현대사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조정래 선생의 엔 '분단과 전쟁'이 앞서고 '전쟁과 분단'이 그 뒤를 잇는 꼭지로 엮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