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이 한식을 맞으니,
눈물이 금빛 물결처럼 쏟아지네.
달 속 계수나무 잘라내면,
달빛 더욱 깨끗하고 맑으리.
헤어질 때 밝은 달빛 흩뿌렸는데,
그대 지금 이마 찌푸리고 있겠지.
견우직녀는 이별에 시름겨워도,
기약한 날 그래도 은하를 건너겠지.
無家對寒食, 有淚如金波.
斫却月中桂, 淸光應更多.
仳離放紅蕊, 想像嚬靑蛾.
牛女漫愁思, 秋期猶渡河.
당나라 때의 천재시인 두보杜甫의 <일백오일야대월一百五日夜對月> 전문이다. 고향 떠난 지 1백 일 하고도 닷새가 된 어느 날 밤, 달 마주하며 보고픈 이 그리는 두보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은 예나 이제나 저쪽이나 이쪽이나 우리에게 아픔을 한 아름 안긴다. 일천 몇 백 년 전, 두보도 사랑하는 처자식과 헤어진 지 석 달 넘은 어느 날 밤, 달을 바라보며 이렇게 그리움을 노래한다.
아, 그러고 보니, 전쟁을 겪은 우리의 오늘이 가슴 저리다 못해 갈기갈기 찢어진다.
울음을 쏟아내는 한 사내의 모습을 카메라 렌즈는 그냥 넘기지 않고 클로즈업했다. 이미 늙은이가 된 이모가 눈물을 쏟아내며 더듬더듬 묻고 있었다.
“그래, 그래, 늬 오마니는 어캐 됐니?”
이 물음에 사내는 더욱 서러웠다. 어미 없이 살아온 지난 반평생이 밀물처럼 가슴으로 밀려들었던 것이다. 사내의 ‘꿈’은 이날, 이모를 만남으로써 반쪽이나마 이루어졌지만, 무너졌던 희망을 일으켜 세우기에는 켜켜이 쌓인 절망의 무게가 너무 컸다. 그보다 화면을 지켜보는 나를 더 안타깝게 만든 것은 빠져버린 몇 개의 어금니가 남긴 텅 빈 공간이었다. 도와주는 이 없이 홀로 살며 겪어야 했던 사내의 신산한 삶의 모습이 그 텅 빈 공간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던 것이다. 사내의 ‘오마니가 어캐 됐는지’, 화면은 보여주지 않았지만, 이 ‘오마니’도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저승으로 가지고 갔을 것이다.
저승에 데리고 간 ‘꿈’이 이승에서 이루어지는 날, 박제된 새는 다시 살아나 훨훨 하늘을 날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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