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b. 사람이 부는 퉁소 소리, 땅이 부는 퉁소 소리, 하늘이 부는 퉁소 소리 [人籟], [地籟], [天籟] 덕행과 고결한 성품으로 알려진 초楚 나라의 은사 남곽자기南郭子綦와 그의 제자인 안성자유顔成子游의 대화는 이제 ‘사람이 내는 퉁소 소리’, ‘땅이 내는 퉁소 소리’, 그리고 ‘하늘이 내는 퉁소 소리’로 이어집니다. ‘나는 나 자신을 잊었다’는 ‘망아忘我’의 경지를 아느냐고 물은 뒤 곧장 이 세 가지 소리로 훌쩍 건너뜁니다. 어느 날, 남곽자기는 책상에 몸을 기대어 조용히 앉아서 온갖 잡된 생각을 멀리한 채 자신과 세계를 모두 잊으며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에 빠집니다. 얼마 동안의 시간이 지났을 때, 곁에서 그를 모시던 안성자유는 말라서 죽은 나무처럼, 불 꺼진 재처럼 움직임조차 없는 스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