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유벽거를 탔고요, 그대는 청총마를 탔군요. 어디에서 우리 마음 맺을까요? 서릉의 송백나무 아래지요. 妾乘油壁車, 郞騎靑驄馬. 何處結同心, 西陵松柏下. 중국판 ‘춘희椿姬’로 이름난 소소소蘇小小의『동심가同心歌』이다. 진실한 사랑만이 인간을 고귀한 존재로 만들고 영혼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알렉산드르 뒤마의『춘희』보다 무려 1천 3백여 년 전, 중국 땅 남북조 시대 남쪽 왕조 제齊 나라에 살았던 가냘픈 여인의 진실한 사랑 이야기가 지금도 사람들의 가슴을 울린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하나밖에 없는 딸로서 사랑을 독차지했던 소소소였다. 그러나 그녀가 열다섯 살 되던 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어머니마저 잇달아 세상을 버리자, 그녀는 집안의 재산을 다 팔아버린 뒤 유모를 따라 서쪽 서령교西泠橋 부근으로 옮겨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