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한의 일곱 번째 황제 무제 유철은 열여섯에 등극하여 일흔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쉰다섯 해 동안 절대 왕권을 휘둘렀다. 재위 기간이 긴 만큼 역사에 남긴 업적도 적지 않지만 어두운 흔적도 또한 적지 않다. 중국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강대한 제국의 바탕을 마련하며 지구 서쪽 로마 제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 문명을 이룩한 데는 무제 유철의 공로에 힘입은 바 크다. 오랫동안 제국의 안녕을 위협하던 북방의 흉노를 복속시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큰 업적이다. 반면 그는 늘그막에 이르러 궁중을 혼돈으로 밀어 넣은 ‘무고巫蠱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태자 유거劉据와 그의 어머니 위자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에 이르게 만들었다.『윤대죄기조輪臺罪己詔』는 무제 유철이 자신의 이런 허물을 뉘우치며 쓴 반성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