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허리 좋아하는 초 임금 궁 안에 복사꽃 새로 피었는데, 한마디 말 없이 몇 번의 봄이 지났구나. 끝내 식국息國이 망한 건 무엇 때문인고, 가엾어라 금곡의 누각에서 몸 던진 여인이여. 細腰宮裏露桃新, 脈脈無言度幾春. 畢竟息亡緣底事, 可憐金谷墜樓人. 842년, 황주黃州 지방 자사刺史로 지방에 좌천된 시인 두목杜牧이 그보다 무려 1천 5백 년 앞서 춘추시대를 살았던 '도화부인桃花夫人'을 그리며 읊은 칠언시, '제도화부인묘題桃花夫人廟'이다. 복숭아꽃처럼 아름다웠기에 '도화부인'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렸던 여인 식부인息夫人의 죽음을 떠올리며, 다시 서진 때의 부호 석숭石崇의 애첩 녹주綠珠를 데려온 시인의 놀라운 상상력을 우리는 이 시에서 만난다. 두 여인은 모두 자기의 참사랑 한 남자를 위해 하나뿐인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