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탁왕손의, 과부가 된 지 얼마 안 된 딸 문군文君은 음악을 좋아했다. 그래서 사마상여는 짐짓 현령과 서로 높이고 존중하는 체하며 거문고로 그녀의 마음을 은근히 기울이기로 했다. (是时卓王孙有女文君新寡. 好音. 故相如缪与令相重,而以琴心挑之.) '사마상여열전司馬相如列傳' 가만히 살펴보면 숫자도 생명이 있어 움직이는 듯하다. 고대 인도인이 만들고 아라비아 상인의 큰 공으로 세상에 널리 퍼진 아라비아 숫자도 그러하지만 중국인의 한자 숫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 숫자가 가진 차례와 분량을 셈하는 기능을 십분 활용한 숫자 놀이는 단순한 놀이의 기능을 넘어 문학의 영역으로 깊숙이 들어와 사람들을 자못 감동시킨다. 이런 점에서, 중국 서한 시대, 사마상여와 탁문군이 엮어낸 이야기는 여기에 딱 들어맞는다. 먼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