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기원전 284년, 악의樂毅가 이끄는 연燕 나라 군대가 제나라 국경을 넘어 도성 임치臨淄까지 손에 넣었다. 당시 연나라 군주는 소왕昭王. 그는 스물세 살의 나이로 군주의 자리에 오른 날부터 이웃 제나라를 무릎 꿇릴 계획을 차근차근 세우기 시작했다. 그는 아버지요 선왕인 연왕쾌燕王噲가 제나라의 침공으로 당한 아픔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전국시대 다른 어떤 제후국과 마찬가지로 계획의 출발은 인재 영입이었다. 아경亞卿으로 발탁된 위魏 나라 출신 악의가 연나라 군사를 이끌고 나선 데에는 소왕이 기울인 인재 영입이 열매를 맺은 결과였다. 당시 제나라 군주는 민왕湣王, 자리에 오른 지 열일곱 해 되는 해였다. 그도 어질고 착한 신하를 멀리하고 달콤한 말로 꾀는 간신을 가까이 둠으로써 불행한 끝장을 맞은 여느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