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11. 열한째 마당 - 察

그 손가락만

촛불횃불 2021. 10. 17. 12:00

  신선이 인간 세상에 내려왔다. 그는 돌덩어리를 황금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는 인간의 마음을 시험하여 재물에 대한 탐욕이 적은 이를 찾아 신선으로 만들려고 했다. 골골샅샅 찾았지만 이런 이는 없었다. 커다란 바위를 황금으로 만들어 주려고 했지만 모두 너무 작다며 고개를 저었던 것이다. 결국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에게 신선은 돌덩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내 이 돌을 황금으로 만들어 네게 줄 것이니라.”

하지만 이 사람은 고개를 흔들며 필요 없다고 했다. 신선은 이 양반이 돌덩이가 작아서 그러는 줄 알고 커다란 바위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내 저 바위를 황금으로 만들어 네게 줄 것이니라.”

그래도 이 양반은 고개를 흔들며 필요 없다고 일렀다. 신선은 재물에 대한 탐욕이 전혀 없는 이런 양반을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하며 이제 그를 신선으로 만들려고 했다. 이리하여 신선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물었다.

“그대가 어떤 황금도 원하지 않는다니, 그럼 무엇을 원하는가?”

“저는 다른 건 다 필요 없습니다. 오로지 신선께서 돌을 가리키면 황금으로 변한다는 바로 그 손가락을 원할 뿐입니다. 그 손가락을 제 손가락과 바꾼다면 저는 가는 곳마다 황금을 만들 테고, 그러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황금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황금의 손

 

 청淸 나라 때 의술가 석성금石成金이 편찬한 소화집笑話集 <소득호笑得好> '원환수지願換手指' 전문이다.

 탐욕이 인간을 그르친 이야기는 예나 이제나 골골샅샅 널려 있다. 엄청난 재산에 권력까지 한껏 가졌던 미다스 왕은 더 많은 부귀를 원했다. 절제를 잃은 미다스의 탐욕은 하늘을 찌를 듯이 키를 높였다. 사랑하는 그의 딸까지 황금으로 변하고 말았으니, 어쨌든 탐욕의 끝은 언제나 불행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평생 ‘그 손가락만’ 붙좇다가 한세상 끝내고 만다, 한 번뿐인 이 세상을. 불쌍하다, 정말 안타깝다.

 

황금에 한평생을 던지는 인간, 불쌍하다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황금에 눈먼 인간들은 어둠 속에서 한탕을 모의한다. 이 한탕주의는 돌을 가리키면 금세 황금으로 변화시키는 신선의 손을 저 혼자 차지하려고 눈에 불을 켠다. 오늘, 이 땅, 곽씨 성을 가진 어느 젊은이의 50 억짜리 황금덩어리도 3백여 년 전 청나라 석성금이 편찬한 소화집 속의 위 이야기와 그대로 겹친다. 황금을 차지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켠 자, 이들이 이른바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범인일지니. 히, 그러고 보니, 안과 의사가 눈 검사 한 번 하면, 죄 지은 자 가려질 터. 

 

앞서 인용한 '원환수지'의 원문을 붙인다. 관심 있는 이는 살펴보시라.

 

 一神仙到人間, 點石成金, 試驗人心, 尋个貪財少的, 就度他成仙. 遍地沒有, 雖指大石變金, 只嫌微小. 末後遇一人, 仙指石謂曰 : “我將此石點金與你用罷” 其人搖頭不要. 仙意以爲嫌小, 又指一大石曰 : “我將此極大的石, 點金與你用罷.” 其人也搖頭不要. 仙翁心想, 此人貪財之心全無, 可爲難得, 就當度他爲仙, 因問曰 : “你大小金都不要, 却要什麽?” 其人伸出手指曰 : “我別樣總不要, 只要老神仙方才點石成金的這个指頭, 換在我的手指上, 任在我的手指上, 任隨我到處點金, 用個不計其數.

'말의 말 > 11. 열한째 마당 - 察'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대로 살기  (0) 2021.10.21
돈 세다 잠드소서  (0) 2021.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