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모으고 간직하기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책을 잘 보는 자는 오로지 마음을 깨끗하고 바르게 하며, 책상을 깨끗이 닦고 향을 피운다. 그리고 책을 말거나 책장의 귀를 접지 말 것이며, 또 손톱으로 글자에 자국을 내지도, 손가락에 침을 묻혀 책장을 넘기지도 말 것이며, 게다가 책을 베개 삼지도 말 것이며 자르고 찌르지도 말 것이니라. 훼손되면 바로 손을 보고, 책을 볼 때는 펼치고 보지 않을 때는 덮어 놓아야 한다. (聚書藏書, 良匪易事. 善觀書者, 澄神端慮, 淨几焚香, 勿卷腦, 勿折角, 勿以爪侵字, 勿以唾揭幅, 勿以作枕, 勿以夾刺, 隨損隨修, 隨開隨掩.) 명나라 때 학자 호응린胡應麟의『소실산방필총少室山房筆叢』에서 데려온 구절이다. 이만하면 책이 곧 제 몸이다. 속독, 정독, 통독, 발췌독……,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