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a. 나는 나를 잊었다[吾喪我] 남곽자기南郭子綦가 책상에 몸을 기대어 비스듬히 앉아서 하늘 우러르며 한숨을 짓는데 그 멍한 모습이 마치 짝을 잃은 것 같았다. 안성자유顔成子游가 그를 앞에서 모시고 서 있다가 이렇게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몸뚱이란 본래 말라서 죽어 버린 나무처럼 될 수 있고 마음도 본래 불 꺼진 재처럼 될 수 있다는 겁니까? 지금 책상에 기대어 비스듬히 앉으신 모습은 예전에 책상에 기대어 비스듬히 앉으셨던 모습이 아닙니다.” 제자의 이 말에 자기子綦는 이렇게 대답했다. “언偃아, [안성자유의 성은 안성顔成, 자는 자유子游, 이름은 언偃이다] 네가 참으로 훌륭한 질문을 하는구나! 지금 나는 나 자신을 잊었는데, 너는 이 사실을 알 수 있느냐? 너는 사람이 부는 퉁소 소리는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