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기운이 한창 번성하던 시대에는 최고 통치자의 위세에 전혀 막힘이 없었다. 당나라 태종 이세민이 그랬다. 그가 나라를 이끄는 힘이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이 우렁찼다. 당의 북쪽에 동서로 제법 큰 세력을 펼치던 동돌궐과 서돌궐도 이세민이 황제의 자리에 오른 지 네 해만에 무릎 꿇렸고, 십 년도 채 안 된 정관 9년(AD 635년)에는 당의 왼쪽 옆구리를 집적거리던 토욕혼土谷渾을 물리쳤다. 몇 해 뒤, 정관 12년(AD 638년)에는 송주松州(지금의 스촨성四川省 쑹판현松潘縣)에서 벌어진 큰 싸움에서 토번에게 큰 패배를 안겼다. 당시 송주를 미리 점령했던 토번의 군주는 쑹짼감뽀松贊干布였다. 그는 젊은 나이에 칭장고원靑藏高原에 여기저기 흩어진 부족들의 잦은 내란을 잠재우고 이들을 하나로 모아 왕국을 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