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음’[無用]과 ‘쓸모없음의 큰 쓸모’[大用]……장자와 혜자의 두 번째 논쟁 혜자가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게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은 이걸 가죽나무라 부르오. 이놈의 큰 줄기는 울퉁불퉁하여 먹줄을 댈 수가 없고, 작은 가지는 구불구불 비비 꼬여서 자를 댈 수가 없소. 길가에 서 있지만 목수도 거들떠보지 않소. 지금 선생이 하는 말은 크지만 쓸모가 없으니 사람들이 외면하는 거요.” 이 말에 장자는 이렇게 받았다. “선생은 들고양이나 족제비를 보지 못했소? 땅바닥에 바짝 웅크리고서 놀러 나오는 닭이나 쥐를 노렸다가 이리저리 뛰며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소. 그러다가 결국은 덫에 걸리거나 그물에 걸려서 죽게 되오. 하지만 털 검고 꼬리 긴 저 소는 큰 몸집이 하늘 드리운 구름 같아서 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