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아흔 되니 지난 여든아홉 해를 잘못 살았음을 알았네. (年九十而知八十九非.) 한 세상 권력을 한 손에 쥐고 오로지하던 어떤 이가 세상 떠나기 즈음하여 스스로 지은 묘비명 가운데 한 구절이다. 이 사람, 나이 여든에는 지난 날 되돌아보지 않았을라? 그렇다면 지난 일흔아홉 해를 깊이 뉘우쳤을 터이다. 하기야, 이 사람, 스스로 지었다는 이 말을 어디서 많이 보았다는 생각에 찾아보니, 이런 구절이 있다. 거백옥은 나이 쉰 되니 지난 마흔아홉 해를 잘못 살았음을 알았네. (蘧伯玉五十而知四十九非.) 춘추시대 거백옥蘧伯玉의 이야기로 '원도훈原道訓'에 나오는 구절이다. 한 세상 온전히 잘 사는 이는 언제나 지난 일을 되돌아보며 궤도 수정을 했다. 그리하여 스스로 온전한 인격에 도달하려고 했다. 가만 생각해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