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2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만필 ⑥

‘쓸모없음’[無用]과 ‘쓸모없음의 큰 쓸모’[大用]……장자와 혜자의 두 번째 논쟁  혜자가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게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은 이걸 가죽나무라 부르오. 이놈의 큰 줄기는 울퉁불퉁하여 먹줄을 댈 수가 없고, 작은 가지는 구불구불 비비 꼬여서 자를 댈 수가 없소. 길가에 서 있지만 목수도 거들떠보지 않소. 지금 선생이 하는 말은 크지만 쓸모가 없으니 사람들이 외면하는 거요.” 이 말에 장자는 이렇게 받았다. “선생은 들고양이나 족제비를 보지 못했소? 땅바닥에 바짝 웅크리고서 놀러 나오는 닭이나 쥐를 노렸다가 이리저리 뛰며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소. 그러다가 결국은 덫에 걸리거나 그물에 걸려서 죽게 되오. 하지만 털 검고 꼬리 긴 저 소는 큰 몸집이 하늘 드리운 구름 같아서 큰 일..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만필⑤

a. ‘쓸모없음’[無用]과 ‘쓸모없음의 큰 쓸모’[大用]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이렇게 말했다. “위魏 나라 임금이 내게 큰 박의 씨를 주어서 심었더니, 곡식을 다섯 섬이나 담을 정도로 커다란 열매가 열렸소. 국물을 담자니 무거워서 들 수 없고, 쪼개어서 바가지로 쓰자니 납작하고 얕아서 뭘 담을 수가 없소. 엄청나게 크기는 했지만 아무 쓸모가 없어서 부숴버렸소.” 장자가 말했다. “선생은 큰 것을 쓰는 데 정말로 서툴군요. 송宋 나라에 손 안 트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는데, 대대로 솜을 물에 빠는 일을 업으로 삼았소. 이 이야기를 들은 어느 나그네가 백금百金을 주고 약 만드는 방법을 사겠다고 하자, 온 집안 식구를 한데 모으고 의논을 했소. ‘우리는 세세대대로 솜 빠는 일을 해 오고 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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