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유王子猷가 배를 타고 서울 가는 길에 올랐다. 배가 부두에 정박한 채 아직 뭍에 오르지 않았을 때였다. 그는 환자야桓子野가 피리를 잘 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알지는 못했다. 바로 이때, 환자야가 저편 강기슭을 지나가고 있었다. “저 사람이 바로 환자야입니다.” 왕자유는 배 안에서 환자야를 아는 어떤 이가 하는 말을 듣고 당장 사람을 보내 자기의 뜻을 전하게 했다. “당신이 피리를 잘 분다는 말을 진즉 들었소이다. 나를 위해 한 곡 들려주시구려.” 환자야는 당시 높은 벼슬을 한 적이 있었지만 왕자유의 명성을 익히 들어온 터라 즉시 수레에서 내려 배에 올랐다. 그리고 접의자에 앉아 왕자유를 위해 세 곡을 분 뒤에 다시 뭍에 올라 수레에 몸을 싣고 자리를 떴다. 두 사람은 모두 말 한 마디 나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