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모국어로 익힌 우리는 시각을 나타낼 때, '시'는 고유어와 짝을 이루고, '분'은 한자어와 짝을 짓는 데 아무런 저항을 느끼지 않는다. 따라서 '한, 두, 세, 네, 다섯...열'은 '시'와 결합하고 '일, 이, 삼, 사, 오...십'은 '분'과 결합한다. 우리말에는 수를 나타내는 말에도 고유어와 한자어가 서로 짝을 이룬다. '한, 두, 세, 네...'는 고유어이며 '일, 이, 삼, 사...'는 한자어이다. 양을 셈하든 차례를 나타내든 고유어와 한자어가 함께한다. 대체로 '한, 두, 세, 네...'와 만나는 의존명사는 고유어인 경우에, '일, 이 삼, 사...'와 만나는 의존명사는 한자어인 경우에 결합한다. 예컨대, '한 살, 두 살, 세 살, 네 살...'로, '일 세, 이 세, 삼 세, 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