衆芳搖落獨暄妍, 占盡風情向小園. 疏影橫斜水淸淺, 暗香浮動月黃昏. 霜禽欲下先偷眼, 粉蝶如知合斷魂. 幸有微吟可相狎, 不須檀板共金樽. 온갖 꽃 떨어진 뒤 홀로 고운 자태로 작은 동산의 풍광을 모두 차지했구나. 성긴 그림자 비스듬히 맑은 물에 잠기니, 그윽한 향기 어렴풋한 달빛에 풍기네. 하얀 학 앉으려다 먼저 슬며시 살펴보고, 나비 미리 알았다면 심히 부끄러웠으리. 다행히 시 읊조리며 친해질 수 있으니, 노래하고 술 마시며 흥 돋울 일 없어라. 라는 제목을 가진 이 시의 두 도막 가운데 첫 번째 도막이다. 매화 특유의 자태가 드러내는 아름다움과 고결한 품성이 그대로 보인다. 매화가 어렴풋한 달을 만났으니 이 또한 멋진 풍광인데, 성긴 가지가 달빛에 은은한 그림자 만들며 맑은 물에 잠긴 모습은 바로 이 시를 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