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4

<장자莊子> 만필-두 가지 일화(장자와 혜시)⑦

두 가지 일화-외편「추수秋水」에서  혜자가 양梁 나라의 재상이 되자, 장자가 찾아가서 그를 만나려고 했다. 그런데 어떤 이가 혜자에게 이렇게 일렀다. “장자가 와서 당신 재상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오.” 그러자 혜자는 두려워서 사흘 동안 밤낮으로 온 나라 안에서 그를 찾았다. 장자는 (이를 알고) 그를 찾아가서 만나자 이렇게 말했다. “남쪽 땅에 새가 있는데, 이름을 원추鵷鶵라고 하오. 그대는 이 새를 아시오? 이 새는 남녘 바다를 떠나 북녘 바다로 날아가는데, 오동나무가 아니면 머물러 쉬지 않고 멀구슬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감미로운 샘물이 아니면 마시지 않소. 그런데 썩은 쥐를 얻은 올빼미가 지나는 원추를 보고 쳐다보며 ‘꿱!’하고 소리를 질렀다지 않소. 지금 그대가 양나라 재상 자리 때문에 ..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만필 ⑥

‘쓸모없음’[無用]과 ‘쓸모없음의 큰 쓸모’[大用]……장자와 혜자의 두 번째 논쟁  혜자가 장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게 큰 나무가 있는데, 사람들은 이걸 가죽나무라 부르오. 이놈의 큰 줄기는 울퉁불퉁하여 먹줄을 댈 수가 없고, 작은 가지는 구불구불 비비 꼬여서 자를 댈 수가 없소. 길가에 서 있지만 목수도 거들떠보지 않소. 지금 선생이 하는 말은 크지만 쓸모가 없으니 사람들이 외면하는 거요.” 이 말에 장자는 이렇게 받았다. “선생은 들고양이나 족제비를 보지 못했소? 땅바닥에 바짝 웅크리고서 놀러 나오는 닭이나 쥐를 노렸다가 이리저리 뛰며 높고 낮은 데를 가리지 않소. 그러다가 결국은 덫에 걸리거나 그물에 걸려서 죽게 되오. 하지만 털 검고 꼬리 긴 저 소는 큰 몸집이 하늘 드리운 구름 같아서 큰 일..

<장자莊子> '덕충부德充符'

5. 덕충부德充符  이 편의 중심은 인간의 정신세계를 토론하는 데 있다. 곧 우주 만물의 본원적 관념과 일체성 관념을 어떻게 반영해야 하는가, 이런 문제를 다룬다. 장자가 이곳에서 말하는 ‘덕德’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도덕이나 덕행이 아니라 일종의 심리적 상태를 가리킨다. 장자는 우주 만물은 하나같이 ‘도道’에서 비롯되고, 만물은 비록 천차만별이지만 결국은 하나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점에서 출발하여 인간의 관념 형태는 ‘망형忘形’과 ‘망정忘情’로 드러난다. 이른바 ‘망형’이란 물아物我가 모두 변화하고 사생死生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또 ‘망정’이란 총애와 모욕, 귀함과 천함, 좋아함과 싫어함, 시是와 비非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망형’과 ‘망정’의 정신 상태가 바로 장자가 말하는 ‘덕德’이..

<장자莊子>'제물론 齊物論'

2. 제물론齊物論 『제물론齊物論』은『장자莊子·내편內篇』가운데 두 번째 편이다. 이 편은 모두 다섯 개의 상대적이고 독립적인 이야기를 잇달아 병렬하여 엮었다.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에는 비록 관련된 구절이나 단락의 표시가 없을지라도 내용은 통일된 주제와 사상이 관통하고 있다. 게다가 개괄한다는 점에서, 또는 사상의 깊이라는 면에서 한 걸음 더 깊이 나아가며 이어지면서도 이어지지 않는 것 같고 끊어질 듯 이어질 듯 앞뒤가 관통하고 서로 호응하는 멋진 짜임을 보인다. ‘제물齊物’은 그 어떤 차별도 시비도 미추도 선악도 귀천의 구분도 없이 모든 사물의 근본은 모두 똑같다는 뜻이다. 장자는 만물은 모두 혼연일체가 되어 끊임없이 대립하면서 변하기 때문에 구별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장자의 이런 견해는 사물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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