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나. 실상實像과 허상虛像 요堯 임금이 천하를 허유許由에게 넘겨주어 맡기려고 이렇게 말했다. “해와 달이 떠올랐는데, 자그마한 횃불이 아직도 꺼지지 않고 타고 있으니, 이걸 햇빛이나 달빛에 견주면 정말 헛된 일 아니겠습니까? 때맞추어 비가 내렸는데, 아직도 쉬지 않고 물을 대고 있으니, 온 땅이 받은 혜택으로 본다면 정말 부질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선생께서 임금의 자리에 앉으면 천하가 잘 다스려질 텐데, 내가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나는 정말 부족하오니, 바라옵건대 부디 천하를 맡아주십시오.” 허유가 대답했다. “그대는 이미 천하를 잘 다스리고 있소. 그런데 내가 그대를 대신하다니, 임금이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서란 말이오? ‘명성[名]’이란 ‘실질[實]’의 ‘손[賓]’에 불과한데, 나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