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과 코가 누가 더 지위가 높은지 쟁론을 벌였다. 입이 먼저 말했다. “나는 예와 지금의 시비를 논할 수 있는데, 네가 어떻게 나보다 윗자리를 차지할 수 있어?” 이 말을 들은 코도 내받았다. “마실 것 먹을 것 모두 나 없으면 나누어 가를 수 없는데.” 그러자 눈이 코에게 말했다. “나는 가까이 솜털의 끝까지 가려내고 멀리 하늘 저 끝까지 살필 수 있으니 나를 제일 앞에 두어야지.” 또 눈썹에게 이렇게 말했다. “자넨 무슨 공을 세웠다고 내 위쪽에 자리하고 있는가?” 눈썹이 입을 열었다. “나는 비록 주인에 대한 손님처럼 아무 쓸모없다고는 하지만, 주인도 손님 없으면 예의를 차릴 수 없지. 만약 나 눈썹이 없다면 어떻게 얼굴 꼴을 갖추겠어?” 북송北宋의 왕당王讜이 엮은『당어림唐語林』에서 가져왔다.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