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이『사기』라는 무대에 올린 인물은 수도 없이 많다. 그 가운데에는 갈등을 풀고 화해함으로써 함께 산 인물이 있는가 하면, 갈등으로 깊어진 원한을 피로써 풂으로써 함께 죽은 인물도 있다. 상대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뒤 권력에 빌붙어 영원히 살 것처럼 으스대던 인물은 역사의 무대에서 바짓단 걷고 매를 맞으며 죽음보다 더 큰 치욕을 당하는가 하면, 당시 역사의 무대에서 죽임을 당하며 사라졌던 인물은 오늘 영광스럽게 부활하기도 한다. 모자라면 채워야 한다. 힘써 채워도 모자람을 기울 수 없다면 자기 곁에 있는 인물의 힘을 빌리는 방법이 있다. 재능 넘치는 인물이 곁에 없으면 멀리서라도 모셔야 한다. 모자람을 채우기보다 재능 넘치는 인물을 제거함으로써 홀로 권력을 오로지하며 우뚝 서려다가 추물이 된 인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