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하기 어렵고 어리석기 어렵네. 총명함에서 어리석음으로 넘어가기는 더욱 어렵네. 한 수 내려놓고 한 발자국 물러나면, 그 자리에서 마음 편안하니, 훗날의 복 보답을 바라서가 아니라네. 聰明難, 糊塗難. 由聰明而轉入糊塗更難. 放一着, 退一步, 當下心安, 非圖後來福報也. 보고도 못 본 체해야 어른다울 때가 있다. 웬만하면 침묵이 금이다. 시청 뒷산에 올라 저 멀리 소백산 이어진 봉우리들이 이루는 느린 곡선을 바라보노라면 어른스러움은 ‘짐짓 어리석어지기’라는 믿음이 굳어진다. ‘컹!’, 기침 한 번이 백 마디 웅변보다 힘 있을 때도 있지 않은가. 이 경우 총명함과 어리석음의 차이는 백 지 한 장. 위 글은 18세기 청나라 때 서화가 정판교鄭板橋의 서화작품에서 데려왔다. 총명한 자가 어리석은 체할 수밖에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