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왕懷王이 화를 내며 명령을 내렸다. “코를 베어라.” 정수鄭袖는 앞서서 시종들에게 이렇게 일러두었다. “대왕께서 말씀이 있으면 반드시 그 뜻을 따라야 하오.” 시종이 칼을 뽑아 이 여인의 코를 베었다. 王怒曰 : “劓之.” 夫人先誡御者曰 : “王適有言, 必可從命.” 御者因揄刀而劓美人. -『한비자韓非子』 「내저설하內儲說下」 “저년의 코를 당장 베어라.” 화가 머리끝까지 솟구친 초회왕의 명령은 서슬이 퍼랬다. 군주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고 살릴 수 있는 권한을 한 손에 틀어쥐었던 그 시절에 감히 앞을 막아서는 자 아무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가 그렇게도 아낌없이 사랑을 주던 한 여인에 대한 미움 때문에 내린 명령이었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초회왕은 전국시대 일곱 개의 강국 가운데 하나였던 초나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