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2

엽전 안고 물에 잠긴 사나이

영주永州에 사는 백성들은 모두 수영을 익숙하고 능란하게 한다. 어느 날, 물이 갑자기 불어났는데도 대여섯 사람이 자그마한 배를 타고 상강湘江을 가로 건너고 있었다. 중간쯤 이르렀을 때, 그만 배가 파손되었다. 배에 탔던 사람들은 모두 건너편 기슭을 향해 헤엄을 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온 힘을 다해 헤엄을 쳐도 평상시와 달리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를 본 그의 또래가 이렇게 물었다. “자네 헤엄 솜씨는 알아주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뒤처지는가?” “엽전을 천 냥이나 허리에 찼더니 무거워서 뒤처지네.” “왜 버리지 않는가?” 그는 대답 대신 머리를 흔들 뿐이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지쳐버렸다. 이제 기슭에 닿은 또래가 그를 향해 목소리를 한껏 높여 내질렀다. “이 어리석은 사람아,..

산문 마당 2022.10.13

금덩어리만 눈에 보이니

지난날 제齊 나라에 황금을 손에 넣으려는 이가 있었다. 이 사람이 이른 아침에 옷 입고 모자 쓰고 저자로 나가서 황금을 파는 곳으로 갔다. 그리고 틈을 타서 황금을 슬쩍 가지고 자리를 떴다. 그를 잡은 관리가 이렇게 물었다. "사람들이 모두 거기 있었는데, 자넨 어떻게 다른 사람의 황금을 가져갈 생각을 했는가?" 그러자 이 사람을 이렇게 대답했다. "황금을 슬쩍 손에 넣을 때, 사람은 보이지 않고 금덩어리만 보입디다." 전국시대 정鄭 나라의 철학자 열어구列御寇의 저서 '설부說符' 마지막 단락에서 가져왔다. 이 부분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예나 이제나 탐욕으로 이성을 잃은 자의 행태는 하나같다는 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열어구가 살았던 2천 4백여 년 전에도 그러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