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가 자기 아버지가 병이 들자 의원을 모셨다. “이 병은 고칠 길이 없소이다. 다만 그대 효심이 하늘을 감동시키면 고칠 수 있소이다. 그대의 넓적다리 살을 한칼 잘라 약으로 드시게 하면 고칠 수 있소이다.” 이 말을 들은 아들은, “그야 어렵지 않지요.” 이렇게 말하곤 칼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곧이어 문간에 한 사람이 누워 있는 걸 보자 손에 든 칼로 넓적다리 살을 발랐다. 누웠던 사람이 깜짝 놀라 펄쩍 뛰자 아들 된 이 사람은 그 사람을 손으로 가만 누르면서 이렇게 일렀다. “쉿! 그대 넓적다리 살점으로 우리 아버지 살리니 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일 아니겠소.” 명明 나라 때 취월자醉月子가 편찬한『정선아소精選雅笑』「할고割股」전문이다. 마음이 음흉하여 겉 다르고 속 다른 이를 만나 낭패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