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광 2

세상의 소리를 알았던 장님-사광師曠

진晉 나라 군주 평공平公이 대종을 주조한 뒤 악공들에게 그 소리를 듣게 하니 모두 음률이 고르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사광은 이렇게 아뢨다. “그렇지 않습니다. 다시 주조해야겠습니다.” 평공이 말했다. “다들 음률이 고르다고 하지 않소?” 사광이 다시 아뢨다. “훗날 음률을 아는 이가 있어 이 대종의 음률이 고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면, 저는 임금께서 이 때문에 치욕스러울세라 염려합니다.” 晉平公鑄爲大鐘, 使工聽之, 皆以爲調矣. 師曠曰 : “不調, 請更鑄之.” 平公曰 : “工皆以爲調矣.” 師曠曰 “後世有知音者, 將知鐘之不調, 臣竊爲君耻之.” -『여씨춘추呂氏春秋』「중동기仲冬紀」 종자기 갑자기 세상을 뜨니, 유백아 역시 끝이로다. 거문고 줄 끊고 세상 사람과 멀리했네, 지음이 이로부터 사라졌다며. 호파가 줄..

'장님'의 높임말이 '시각 장애인'?

춘추시대 진晉 나라 악사 사광師曠은 날 때부터 앞을 못 보았다. 그는 앞을 못 보았지만 당시 이 나라 군주 평공平公 앞에서도 거침없이 시비를 따지며 바른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는 한 편의 글을 쓰기에 넉넉한 글감이었다. 그런데 나는 첫 문장부터 속앓이를 해야 했다. "사광은 앞 못 보는 장님이었다." 한 편의 글을 위해 맨 앞에 내세운 이 문장에서 낱말 하나가 옹근 하루 내 속을 태웠다. '장님' 때문이었다. '장님'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본 게 속앓이의 머리였다. 먼저 국립국어원에서 인터넷에 올린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았다. -'시각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 올림말 '장님'에 대한 풀이였다. '어!', 깜짝 놀랐다. 그리고 '세상에!', 가볍게 몸이 떨렸다. '소경'이나 '봉사'라는 낱말과 똑같..

산문 마당 2021.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