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소요유 2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만필⑤

a. ‘쓸모없음’[無用]과 ‘쓸모없음의 큰 쓸모’[大用]  혜자惠子가 장자莊子에게 이렇게 말했다. “위魏 나라 임금이 내게 큰 박의 씨를 주어서 심었더니, 곡식을 다섯 섬이나 담을 정도로 커다란 열매가 열렸소. 국물을 담자니 무거워서 들 수 없고, 쪼개어서 바가지로 쓰자니 납작하고 얕아서 뭘 담을 수가 없소. 엄청나게 크기는 했지만 아무 쓸모가 없어서 부숴버렸소.” 장자가 말했다. “선생은 큰 것을 쓰는 데 정말로 서툴군요. 송宋 나라에 손 안 트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는데, 대대로 솜을 물에 빠는 일을 업으로 삼았소. 이 이야기를 들은 어느 나그네가 백금百金을 주고 약 만드는 방법을 사겠다고 하자, 온 집안 식구를 한데 모으고 의논을 했소. ‘우리는 세세대대로 솜 빠는 일을 해 오고 있지만, ..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

『장자莊子』는 달리 『남화경南華經』이라고 한다. 이는 전국시대 중엽 장자와 그의 후학들이 쓴 도가의 경문이다. 한나라 때에 이르러 장자를 ‘남화진인南華眞人’이라 높여 우러렀기에『장자』를 『남화경』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노자老子』 · 『주역周易』과 함께 ‘삼현三玄’이라고 일컫는다. 『장자』는 내편 · 외편 · 잡편, 모두 합하여 52편이었으나, 전국시대 중엽을 거쳐 말엽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지며 섞이고 더해지면서 서한 때 이르러 대체로 꼴을 이루었으나, 전해지던 원래의 판본이 사라지고, 지금은 33편만이 남았다. 서진 시기 곽상郭象이 정리한 이 책의 차례와 장절은 한나라 때와는 달랐다. 내편은 전국시대 장자 사상의 핵심을 대체적으로 대표하고 있지만 외편과 잡편은 이리 얽히고 저리 얽히기 1백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