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262년에 시작되어 기원전 260년까지 무려 세 해 동안 장평長平(지금의 산시성山西省 가오핑시高平市) 땅에서 벌어진 ‘장평대전長平大戰’은 전국시대 막바지 누가 마지막 패자가 되느냐를 놓고 겨룬 큰 전쟁이었다. 맞상대는 조趙 나라와 진秦 나라. 당시 조나라 군주 효성왕孝成王은 ‘호복기사’로 이름을 떨친 무령왕의 손자였으며, 진나라 군주 소왕昭王(소양왕昭襄王이라고도 함)은 상앙商鞅이 추진했던 개혁의 방향을 바꾸지 않고 밀고 나간 혜왕惠王의 손자였다. 이들이 천하를 둔 건곤일척의 패를 던졌다. 상앙을 곁에 두었던 진나라 효공 이후 이 나라의 모든 얼개는 칠웅 가운데 마지막 일웅이 되기 위한 전시 체제였다. 전쟁터에서 베어 온 적군의 머리 숫자가 곧 논공행상에서 으뜸을 차지하는 체제를 몇 십 년 동안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