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宋 나라의 어떤 농부가 자기가 심은 농작물이 잘 자라지 않음을 안타깝게 여기며 어린 농작물을 하나하나 살짝 들어올렸다. 피곤했지만 만족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온 그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참 피곤하오. 내가 어린 농작물 싹이 잘 자라도록 좀 도와주었소.”
아들이 급히 달려가 살피니, 어린 싹은 벌써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맹자孟子> '공손추상公孫丑上'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지금도 이곳 한국 땅에는 옛적 이 농부처럼 제 자식을 다루는 부모가 있다, 아니 많다. 2천 몇백 년 전, 전국시대를 살았던 맹자도 알묘조장하지 않은 이가 드물다고 한탄했지만, 이제 좀 가만히 두시라, 자식을 참으로 사랑한다면. 오로지 자연의 이치 따라 그냥 북돋아 주면 될 일이다.
엄동설한이 아무리 매서워도 오는 봄 앞에 무릎 꿇는 이치가 허물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봄의 문턱에 들어선 지 한참 지난 어느 날, 갑자기 이상 한파가 닥쳤다고 오버코트를 다시 꺼내 입지만 몇 날 가지 못하고 소백산 흰 눈은 그야말로 봄눈 녹듯이 사라지는 게 자연의 이치이다. 나팔꽃은 새벽에 입을 열어 나팔 불지만 분꽃은 저녁밥 지을 때가 되어야 꽃잎을 연다. 나팔꽃이 저녁에 입을 열어 나팔 불지 않고 분꽃이 새벽에 꽃잎 여는 일 없다.
함께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 나오는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네 글자 성어도 드린다. 그러니까 나팔꽃에게 한밤 되었으니 나팔 불라 마시고, 분꽃에게 첫닭 울었으니 꽃잎 벌라 마시라.
당신은 제 자식이 말라비틀어지길 바라는가?
인용한 글의 원문을 올린다. 관심 있는 이는 살펴보시라.
宋人有憫其苗不長而揠之者, 芒芒然歸, 謂其人曰: ‘今日病矣, 予助苗長矣!“
其子趨而往視之, 苗則槁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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