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3. 셋째 마당 - 口

알과녁을 맞힌 한 발의 화살과 훌륭한 말

촛불횃불 2021. 10. 12. 09:21

 자금子禽이 물었다.

 "말을 많이 하면 좋은 점이 있습니까?"

 묵자墨子가 대답했다.

 "두꺼비와 개구리는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밤낮 가리지 않고 울어도 귀 기울이는 이 없네. 하지만 수탉은 날 샐 무렵 때 맞춰 울어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며 온갖 만상을 깨우네. 말 많은 게 무슨 소용 있겠는가? 때맞춰 하는 말이 중요하지."

 

묵가의 창시자 묵자의 모습

 

 춘추시대 말엽에서 전국시대 초엽에 걸쳐 살았던 농민 출신 사상가 묵자의 언행을 뒷날 제자들이 편찬한 저서 <묵자> '부록' 가운데 한 부분이다. 

  말 많은 이와 함께하면 불안하다. 진군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온누리에 가득한 듯하다.

 진실한 사람은 하나밖에 없는 입을 온전히 제대로 간직하며 침묵할 줄도 안다. 그러나 거짓으로 가득한 사람은 제 거짓을 참으로 포장하기 위하여 하나밖에 없는 입을 혹사한다. 

 흰소리나 허튼소리도 우리를 질리게 하지만, 자기 거짓 가리기 위해 상대를 '새빨간 거짓말쟁이'로 몰아넣는 언사를 듣노라면 심장이 멎을 지경이다.

 

알과녁을 뚫은 화살 한 발

 

 훌륭한 말은 간단하지만 명료하다. 한 마디 말로도 핵심을 찌르기 때문이다. 과녁을 빗나간 여러 발의 화살보다는 알과녁을 뚫은 한 발의 화살이 더 빛난다. 

 

* 위 묵자의 고전 명문장은 온전히 '촛불횃불'이 번역하였으며, 이 고전 명문장[말]에 대한 '말'도 '촛불횃불'의 창작품입니다.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출처: https://anqial.tistory.com/9 [말을 말하다]

'말의 말 > 3. 셋째 마당 - 口' 카테고리의 다른 글

  (2) 2021.11.14
독서의 멋  (2) 2021.11.09
무게 없는 말은 침묵보다 가볍나니  (2) 2021.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