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子禽이 물었다.
"말을 많이 하면 좋은 점이 있습니까?"
묵자墨子가 대답했다.
"두꺼비와 개구리는 입에 침이 마를 정도로 밤낮 가리지 않고 울어도 귀 기울이는 이 없네. 하지만 수탉은 날 샐 무렵 때 맞춰 울어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며 온갖 만상을 깨우네. 말 많은 게 무슨 소용 있겠는가? 때맞춰 하는 말이 중요하지."
춘추시대 말엽에서 전국시대 초엽에 걸쳐 살았던 농민 출신 사상가 묵자의 언행을 뒷날 제자들이 편찬한 저서 <묵자> '부록' 가운데 한 부분이다.
말 많은 이와 함께하면 불안하다. 진군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온누리에 가득한 듯하다.
진실한 사람은 하나밖에 없는 입을 온전히 제대로 간직하며 침묵할 줄도 안다. 그러나 거짓으로 가득한 사람은 제 거짓을 참으로 포장하기 위하여 하나밖에 없는 입을 혹사한다.
흰소리나 허튼소리도 우리를 질리게 하지만, 자기 거짓 가리기 위해 상대를 '새빨간 거짓말쟁이'로 몰아넣는 언사를 듣노라면 심장이 멎을 지경이다.
훌륭한 말은 간단하지만 명료하다. 한 마디 말로도 핵심을 찌르기 때문이다. 과녁을 빗나간 여러 발의 화살보다는 알과녁을 뚫은 한 발의 화살이 더 빛난다.
* 위 묵자의 고전 명문장은 온전히 '촛불횃불'이 번역하였으며, 이 고전 명문장[말]에 대한 '말'도 '촛불횃불'의 창작품입니다.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출처: https://anqial.tistory.com/9 [말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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