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3

이런 순리循吏

어떤 행상이 재상에게 물고기를 올렸지만 재상은 이를 받지 않았다. 그러자 행상이 이렇게 물었다. “어르신께서 물고기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이렇게 올리는데 무슨 까닭으로 받으려 하지 않으십니까?” 재상의 대답은 이러했다.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았소. 지금 이 사람은 재상으로서 물고기를 내 돈으로 살 수 있소이다. 하지만 지금 물고기를 받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누가 내게 물고기를 올리겠소? 그래서 받지 않았소. 사마천의 『사기史記』 「순리열전循吏列傳」에서 가져왔다. 이 글에서 재상은 춘추시대 노魯 나라에서 법을 받들어 지키기로 이름난 공의휴公儀休이다. 법을 잘 지키는 데다 백성들에게 항상 선량한 마음으로 다가갔던, 이른바 ‘순리循吏’들의 열전을 앞에 두고, 이와는 대립되어 짝을 이루는 ‘혹리..

산문 마당 2022.09.07

스스로 목숨 끊은 장군-이광李廣

1. 사마천이 만난 장군 이광 먼저 사마천이「태사공자서」에서 밝힌「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을 쓴 이유를 한 번 보자. 적을 대적함에 용감하였고, 병사들에게는 인자하고 정이 많았으며, 명령이 번거롭지 않았기에 부하들이 그를 진심으로 따랐다. 勇於當敵, 仁愛士卒, 號令不煩, 師徒鄕之. 여기에 더하여 ‘열전’ 일흔 편의 배치를 눈여겨 살피면 위청衛靑의 여러 부장 가운데 오로지 이광李廣만이 한 편을 넉넉히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큰 전공을 세우며 널리 이름을 날렸던 표기장군 곽거병霍去病조차「위장군열전衛將軍列傳」뒤쪽에 자그마한 공간을 차지하며 단 몇 줄로 기술된 점과 비교하면 사마천이 장군 이광을 얼마나 중히 여겼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 ‘열전’ 말미에 붙인 ‘태사공왈’에는 또 이런 구절이 있다. 내가 본..

광대 집안에서 태어나 음악으로 일어선 사나이-이연년李延年

이연년은 중산국中山國 사람이다. 그는 부모, 형제, 자매와 함께 모두 다 광대였다. 이연년은 법을 어겨 부형腐刑을 받은 뒤 구감狗監 일을 맡았다. ……이연년은 노래에 능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노래도 만들었다. 당시 황제는 천지신명에게 제사를 지내는 데 음악에 어울리는 노랫말을 만들어 연주하고 노래를 부를 작정이었다. 이연년은 황제의 뜻을 잘 받들어 새로운 노랫말을 만들어 연주하였다. 그의 누이도 황제의 총애를 받으며 사내아이를 낳았다. 이에 이연년은 2천 석의 인수를 차고 협성률로 불렸다. 李延年, 中山人也. 父母及身兄弟及女, 皆故倡也. 延年坐法腐, 給事狗中. …… 延年善歌, 爲變新聲, 而上方興天地祠, 欲造樂詩歌弦之. 延年善承意, 弦次初詩. 其女弟亦幸, 有子男. 延年佩二千石印, 號協聲律. 『사기史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