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응張季鷹이 제왕齊王의 동조속관東曹屬官으로 전임되었다. 그는 서울 낙양에서 가을바람이 이는 것을 보자 고향 오중吳中의 나물 요리와 농어회가 먹고 싶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을 삶에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인즉, 내 어찌 고향에서 천리 밖 먼 곳까지 와서 벼슬을 하며 명성과 감투를 탐한단 말인가!”
이리하여 그는 수레에 올라 남쪽 고향 땅으로 돌아갔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식감識鑒」 가운데 한 부분이다.
이 책에는 자기의 마음과 뜻에 맞는 생활을 추구한 위진 시대 선비들의 언행과 일화가 가득하다. ‘귀적의貴適意’, 곧 ‘제 뜻에 맞는 것을 소중히 여기는’ 개성적인 생활관을 이 시대 선비들은 힘써 좇는다.
하늘이 준 바탕에 따라 내 모습 그대로 사는 삶이야말로 정말 아름답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평생 내 직업으로 했을 때, 삶은 행복으로 넘칠 게 분명하다.
‘아행아소我行我素’, 누가 뭐래도 평소의 자기 뜻대로 산다는 말이다. 하늘이 준 내 바탕대로 사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 장계응은 동조속관이라는 벼슬보다 더 앞선 가치가 고향의 나물 요리와 농어회라고 생각했기에 선택하는 데 거침이 없다.
법대나 의대가 제 뜻에 맞는다면 머뭇거림 없이 나아가라. 제 뜻이 아니라 부모의 뜻이라면 머뭇거림 없이 물러나 자기 뜻에 맞는 길로 나아가라. 한 번뿐인 인생, 자기 뜻이 가리키는 데로 나아가라, 그래야 행복하다.
꾀꼬리 노래도 아름답고 붉은머리오목눈이 노래도 아름답다. 여기에는 높고 낮음이 없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하늘이 준 바탕대로 제 뜻에 따라 살기 때문이다.
도토리가 언제 밤을 부러워하던가, 밤은 또 언제 도토리와 키 재자던가.
위 가져온 글의 원문을 여기 보인다.
張季鷹辟齊王東曹掾,在洛見秋風起,因思吳中菰菜羹、鱸魚膾,曰:“人生貴得適意爾,何能羈宦數千裏以要名爵!”遂命駕便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