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의 자리에 있어도 명령이 통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온갖 기관이 이미 직분을 받았지만 상궤를 벗어나면 엉망이 된다. 법과 제도가 있지만 멋대로 마구 혜택을 베풀면 백성들은 형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군주에게 존엄만 있으면 법은 널리 통할 수 있다. 또 관리가 맑고 깨끗하면 정치는 관례대로 움직일 수 있다. 법과 제도가 분명하면 백성은 형벌을 두려워한다. 법과 제도가 분명하지 않으면서 백성들에게 법과 제도에 복종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백성이 법에 복종하지 않는데도 군주의 존엄을 바란다면, 군주가 요나 순처럼 지혜로워도 나라를 다스릴 수 없다.
『상군서商君書』「군신君臣」가운데 한 구절이다.
전국시대, 칠웅 가운데 서쪽 변방의 제후국 진秦이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상앙商鞅이 마련한 변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법과 제도를 분명히 하고 이를 예외 없이 엄격하게 시행했을 때, 나라의 힘은 몇 배로 크게 발휘될 수 있는 법이다. 상앙은 법과 원칙을 위반한 태자까지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을 받도록 했기 때문에 진을 마지막 일웅의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었다.
법과 원칙을 따라 앞장서는 군주는 예나 이제나 백성의 신망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점은 옛적에도 ‘참’이었지만 오늘도 ‘참’이다. 오늘의 이 ‘참’은 내일도 ‘참’일 수밖에 없다.
‘참’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참’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위 가져온 글의 원문을 여기 보인다.
處君位而令不行,則危;五官分而無常,則亂;法制設而私善行,則民不畏刑. 君尊則令行,官修則有常事,法制明則民畏刑. 法制不明,而求民之行令也,不可得也. 民不從令,而求君之尊也,雖堯、舜之知,不能以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