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마당

얼간이

촛불횃불 2022. 9. 22. 17:02

  송 나라의 어떤 이가 길을 가다가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부동산 계약서를 주웠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이것을 숨겨두고 여기에 기록된 부동산의 가치를 남몰래 셈해 보고는 이웃에게 이렇게 일렀다.

  “나도 부자 될 날이 머지않았네.” 

 

얼간이

 

  『열자列子』「설부說符에서 가져왔다.

  이런 얼간이는 예나 이제나 저쪽이나 이쪽이나 두루 존재한다. 그러기에 선인들은 바른 길이 아니면 아예 갈 생각도 말라고 따끔하게 경계한다. 공자孔子부귀는 사람들이 다 원하는 바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지 않으면 가지지 않는다.’라고 우리에게 이른다.

  지나친 욕망은 인간을 얼간이로 만든다. 욕망의 키가 절제의 키보다 높아지는 순간, 얼은 제 자리를 떠나기 때문이다.

뱁새가 황새 되려고 마음먹지 않고, 황새가 뱁새에게 으스대는 일 없다. 가야 할 길 벗어나 갈 길 바쁜 이는 언제나 인간이다. 가야 할 길[] 찾으면 나갔던 얼도 제 자리 찾는다.

 

 위 가져온 글의 원문은 이렇다.

宋人有遊於道得人遺契者歸而藏之密數其齒. 告鄰人曰吾富可待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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