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신을 모신 사당의 담은 나무막대기를 하나하나 줄 세워 엮은 뒤 진흙을 발라서 만든다. 이 안에 쥐들이 들어가서 지낸다. 불을 놓으려니 나무막대기에 불이 붙을세라 걱정이요, 물을 채우려니 진흙이 무너질세라 걱정이다. 쥐들을 없애지 못하는 건 지신을 모신 사당이기 때문이다.
『안자춘추晏子春秋』「내편內篇」<문상問上>에서 가져왔다.
지신 모신 사당에 사는 쥐를 잡으려니 이래저래 어렵다. 불을 태워 몰아내자니 나무막대기 하나하나 줄 세워 엮어 세운 사당의 담에 불붙을세라 걱정이요, 물을 채워 몰아내자니 진흙으로 발라 세운 담이 무너질세라 걱정이다.
머리 조아리고 꼬리 흔들며 군주의 환심 사기에 바쁜 소인배가 바로 사당에 사는 쥐와 다름없다. 이들 소인배는 온갖 아첨으로 군주의 눈을 가리며 충신들의 접근을 막을 뿐만 아니라 권력으로 얻을 수 있는 부귀와 영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들을 없애지 않으면 나라는 어지러워지고 끝내 무너진다.
외부의 강력한 적보다 내부의 간사한 무리가 나라 망친 예는 역사에 수도 없이 많다. 아예 사당의 담이 허물어지더라도 쥐부터 잡고 볼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당이 사라진다.
위 가져온 글의 원문은 이러하다.
夫社,束木而塗之,鼠因往托焉. 熏之則恐燒其木,灌之則恐敗其塗,此鼠所以不可得殺者,以社故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