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의 물을 바짝 말린 뒤에 물고기를 잡는다면 어떻게 물고기를 못 잡겠습니까? 하지만 이듬해에는 그곳에 물고기가 없겠지요. 숲을 다 태운 뒤에 사냥을 한다면 어떻게 짐승을 못 잡겠습니까? 하지만 이듬해에는 그곳에 짐승이 없겠지요. 속임수로는 지금이야 그럭저럭 이익을 보겠지만 그 뒤에는 또다시 이익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오래 써먹을 계책이 아닙니다.
『여씨춘추呂氏春秋』「효행람孝行覽」<의상義賞> 가운데 한 부분이다.
기원전 632년, 진晋 나라와 초楚 나라가 위衛 나라 땅 성복城濮에서 중원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하여 전쟁을 벌였다. 이때, 진나라 문공文公이 구범咎犯을 불러 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속임수를 쓰면 됩니다.”
문공이 구범의 뜻을 대신 옹계雍季에게 알리며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옹계가 내놓은 대답이 바로 위에 인용한 부분이다.
성복에서 벌어진 이 전투에서 진나라가 초나라를 꺾으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구범의 뜻을 좇아 속임수를 씀으로써 초나라의 월등한 병력을 무릎 꿇렸던 것이다.
그러나 문공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논공행상을 하는 자리에서 옹계를 구범의 앞에 놓았다. 옹계의 말이 먼 앞날을 내다본 방책이었기 때문이다.
“어, 저 암탉이 황금알 낳은 걸 보니 뱃속에 황금덩이가 있을 거야.”
칼 들어 암탉 배 갈랐지만 황금덩이가 어디 있었으랴, 후회해도 소용없다. 눈앞에 놓인 작은 이익 탐하다가 먼 앞날에 나타날 큰 이익 놓치는 이치는 이솝이 내놓은 우화에서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달콤한 거짓은 상대를 한 번은 속일 수 있지만 두 번 세 번 거듭 속일 수는 없다.
위 가져온 글의 원문을 여기 보인다.
竭澤而漁,豈不獲得?而明年無魚;焚藪而田,豈不獲得?而明年無獸. 詐偽之道,雖今偷可,後將無複,非長術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