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마당

증자살인曾子殺人/증삼살인曾參殺人

촛불횃불 2022. 10. 1. 18:10

  옛적에 증삼曾參이 비라는 지방에 살 때였다. 이곳 비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 증삼과 이름이 같은 이가 사람을 죽였다. 어떤 이가 증삼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알렸다.

  “증삼이 사람을 죽였어요!”

  이 말을 들은 증삼의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내 아들이 사람을 죽였을 리 없소.”

  증삼의 어머니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그대로 베를 짰다. 잠시 뒤, 또 어떤 이가 달려와 증삼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일렀다.

  “증삼이가 정말로 사람을 죽였어요!”

  증삼의 어머니는 여전히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베를 짰다. 잠시 뒤, 또 다른 한 사람이 달려와 증삼의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증삼이 진짜로 사람을 죽였어요!”

  이제 증삼의 어머니는 무서웠다. 그녀는 북을 집어던지고 담을 넘어 내달렸다

 

두려운 헛소문

 

  『전국책戰國策』「진책2秦策二에서 데려왔다.

  터무니없이 떠도는 소문이 공동체의 안녕을 허문다. 아니, 공동체의 안녕보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 무리가 터무니없는 말을 만들어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올리는 일도 많다. 거짓말도 자주하면 진실이 된다고 말한 이는 레닌이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눈빛 밝히며 문제를 예리하게 분석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현명하고 덕성 높은 아들을 믿지 못하는 증삼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

  ‘증삼이 어찌 사람을 죽였을까,/참언 세 차례로 그 어머니 깜짝 놀라게 했네.'

 (曾參豈是殺人者,/讒言三及慈母驚)

  당나라 때 시인 이백李白의 노래이다.

 

모수는 우물에 떨어지지 않았고,

증삼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헛된 말이 평원군을 오인하게 하였고,

베틀 북을 던지도록 자애로운 어머니를 미혹시켰습니다.

 

毛遂不墮井, 曾參寧殺人.

虛言誤公子, 投杼惑慈親.

 

  도서출판 학고방에서 펴낸 이태백 시집세 번째 권을 읽다가 독자들의 눈을 시원하게 할 것 같아서 여기 데려왔다. 당나라 때의 큰 시인 이백李白과 그의 시를 옮겨 독자와 만나게 해준 세 분 번역가에게도 감사드린다. , 그러고 보니, 이 책을 나와 만나게 해준 선비도서관에도 절한다.

 이 이야기에서 증삼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증자', 곧 '증점曾點'의 아들임을 밝힌다. 

 또 '증자살인'은 '증삼살인'과 같은 말이다. '증자'에서 '자'는 높고 깊은 학문을 가진 이를 높여 우러르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러니까 '증자'는 '증 선생님'이다. 아버지도 '증자'였으니, 이 집안은 대를 이어 존경받는 스승이었으니,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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