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마당

국어의 속살

촛불횃불 2022. 10. 5. 06:33

  상스런 마음이 우아한 우리 중국말과 짝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아한 우리 중국말은 날마다 상스러워지는 마음을 씻어낼 수 있다. (粗鄙的心靈是配不上優雅的漢語的, 但優雅的漢語却能拯救那些日益粗鄙的心.)

 

 

  현대 중국의 작가 자핑와賈平凹가 뽑아서 편찬한나에게 영향을 준 훌륭한 글 32[影響了我的三十二篇美文]의 앞머리에 출판사 편집장 셰여우슌謝有順이 쓴 글 가운데 한 부분이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자기 모국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은 지극한가 보다.

  나도 책장을 접고 눈을 감는다. 그리고 혼자 음정 한껏 낮추어, ‘꽃소금’, 이렇게 소리 내어 본다. ‘소금의 짠맛이 머리에 인 때문에 향기롭고 달콤하게 혀를 간질간질 건드린다. , 내 사랑 우리말.

  그리고 눈을 뜬 뒤, '상스런 마음이 우아한 우리말과 짝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아한 우리말은 날마다 상스러워지는 우리 마음을 깨끗이 씻어 낼 수 있다.' 위의 글을 이렇게 살짝 바꿔 본다.

  대통령의 '이 새끼'와 '쪽팔려'로 세상이 이를 둔 공방으로 시끄럽다. 그러나 아무래도 상스럽다. 아무래도 천하고 교양 없어 보인다. 사적으로라도 이런 말은 삼가야 한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이일수록  '신독愼獨'이 몸에 젖어야 한다. 대통령의 우아한 말은 이 나라를 우아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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