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사 이야기

중국의 전통 악기

촛불횃불 2021. 12. 27. 14:35

 중국은 예부터 기악이 자못 발달한 나라였다.

 요즘과 마찬가지로 옛적에도 악기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뒷날의 삶의 모습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제 중국 옛적의 전통 악기 열 가지를 한번 살펴보자. 

 

1. 북[鼓]

 이 악기는 대략 4천여 년의 역사를 가졌을 정도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출현했다. 이 악기의 소리가 하늘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높여 받들었기에 제사를 올릴 때 빠지지 않고 연주했다. 여기에 더하여 수렵이나 정복 전쟁 중에도 널리 쓰였다. 

 주나라 때에는 8음이 있었는데, 이 북[鼓]을 여러 음의 머리로 삼았다. 그러기에 '금琴'과 '슬瑟'을 타기에 앞서 먼저 '북'을 울림으로써 다른 소리를 이끌었다. 

 

북[鼓]

 

2. 생황[笙]

 관악기의 발음원이 되는 피리서, 얇은 진동관을 울림으로써 소리를 만들어 내는 악기에서 출발했다. 생황은 피리서를 이용한 악기로는 세계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사용했다. 더구나 이 악기는 관악기 가운데 하나뿐인 화성 악기이다. 현대 중국 전통 악단에서 생황은 선율은 물론 반주까지도 담당할 수 있다.

 

생황[笙]

 

3. 질나발[塤]

 질나발[塤]은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진흙을 빚은 뒤 가마에 넣어서 구워 만든 취주악기이다. 원형 또는 타원형, 이 두 가지가 있으며 구멍은 여섯이다. 옛적 중국인의 노동 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으며, 그 소리는 길짐승이나 날짐슴이 우는 소리를 흉내내었다. 이로써 사냥감을 유인하는 데 쓰였다. 

 그 뒤, 사회가 진보하고 발전함에 따라 단순한 모양으로 바뀌었으나 소리를 조절하는 구멍은 점점 늘어나며, 취주악의 선율을 연주하는 단계가 되었다.

 

질나발[塤]

 

4. 금琴

 아득한 옛적, 복희伏羲 시대에 발명된 것으로 추정한다. 옛 사람들은 '금기서화琴棋書畵', 이 네 가지의 재능을 기르는 것으로 자신을 수양하는 방법으로 삼았는데, 그 가운데 '금琴'을 앞세우며 으뜸으로 삼았다. 

 이 악기는 귀빈을 맞아 베푸는 잔치에서 연주했기에 상당한 고급 악기로서 자리를 굳혔다. 또 이런 잔치에서 손님은 이 악기의 연주에 귀를 기울일 때면 반드시 옷깃을 여미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들어야 했다. 이는 오늘날 서양 사람들이 고전음악을 감상할 때 자리를 마음대로 들락거릴 수 없는 태도와 견줄 수 있다.  

 

금琴

 

5. 슬瑟

 슬은 까마아득한 옛적에 만들어졌다. 이 악기가 출토된 곳은 후베이, 후난, 허난, 이 세 성, 그것도 거의 대부분이 춘추전국시대 초楚 나라 옛 무덤에서 나왔다. 

 슬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탄현악기 가운데 하나이다. 그 모양은 '금'과 비슷하여 스물다섯 줄의 현을 가지고 있지만 그 굵기와 가늘기는 서로 다르다. 슬은 현마다 하나의 발이 있어서 오음五音에 따른 음계를 조율할 수 있다. 

 아주 이른 시기의 슬은 현이 쉰 개였기에 '오십현'이라고 일렀다.

 

슬瑟

 

6. 피리[笛]

  피리는 중국에서 가장 특색 있는 취주악기 가운데 하나이다. 피리는 다른 어떤 악기보다 훨씬 앞서 만들어졌기에 가장 원시적인 악기이기도 하다. 출토된 피리의 연대를 측정한 결과 지금으로부터 무려 8천여 년의 역사를 가진 악기임이 밝혀졌다. 피리의 소리 구멍은 다섯 개에서 여덟 개까지 다양하지만 대체로 일곱 개가 보편적이다. 

 

피리[笛]

7. 퉁소[簫]

 퉁소도 아득한 옛적에 만들어졌다. 출토된 퉁소로 볼 때, 지금으로부터 7천여 년 전에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옛 중국인은 날짐승의 뼈에서 골수를 빼낸 다음 중간 도막의 뼈로써 퉁소를 만들었다.

 퉁소는 동소洞簫와 금소琴簫, 이 두 가지가 있는데, 모두 단관單管이며 세워서 분다. 이 악기의 음색은 가볍고 부드러우며 그윽하고 고요한 데다 우아하여 독주와 중주에 적합하다. 

 일반적으로 대나무로 제작하고 소리 구멍은 위쪽에 있다. 이 소리 구멍은 여섯 개 또는 여덟 개 짜리가 있다.  

 

퉁소[簫]

 

8. 편종編鐘

 편종은 중국 옛적에 만들어진 대형 타악기로서 청동을 주조하여 만들었다. 상商 나라 때 이미 출현했으며 서주西周 시기에는 이미 널리 쓰였다. 또 춘추전국시대에서부터 진한秦漢에 이르기까지 그 쓰임이 왕성했다. 이 악기를 제조하여 사용한 국가로서는 중국이 가장 앞선 듯하다. 

 크고 작고, 평평하고 둥근 종鐘은 음의 고저에 따른 차례대로 배열하여 커다란 종가鐘架에 매단 뒤, 정丁 자 모양의 나무 망치나 제법 기다란 나무 방망이로 이를 쳐서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매단 종鐘의 음조가 각기 다르기 때문에 악보에 따라 연주해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다. 

 

편종編鐘

 

9. 얼후[二胡]

 달리 호금胡琴이라고 한다. 당唐 나라 때는 해금奚琴, 송宋 나라 때는 혜금嵇琴이라 불렀다. 일반적으로 얼후는 호금이나 해금으로부터 발전했다고 본다. 오늘날 얼후는 독주 악기 또는 대형 합주단의 주요 악기로 사용된다. 

 

얼후[二胡] 

 

10. 비파琵琶

 비파는 뜯는 악기의 왕으로서 현을 손으로 뜯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이다. 본체는 나무로 제작하고 공명통은 배[梨]를 반으로 쪼갠 모양이다. 이 공명통 위에 네 개의 현을 얹었다. 원래 이 현은 견사絹絲를 사용했지만 지금은 철사나 나이론 줄을 쓴다. 연주할 때는 세워서 안으며 오른손 다섯 손가락으로 탄주한다. 독주, 중주, 합주는 물론 반주까지 가능한 악기이다.

 

비파

 

11. 공후箜篌

  공후는 중국에서는 자못 오래된 탄현악기이다. 옛적에는 궁중 음악은 물론 민간에서도 널리 사용했다. 와공후臥箜篌, 수공후竪箜篌, 그리고 봉수공후鳳首箜篌 등 세 가지 형태의 공후가 있다. 그런데 14세기 이후에는 널리 사용되지 않으며 서서히 사라졌다. 단지 이전의 벽화나 부조에서 공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공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