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10. 열째 마당 - 對 2

부부의 기도

위衛 나라의 어떤 부부가 함께 기도를 했다. 먼저 아내가 간절히 바라며 빌었다. “저에게 시련을 거두어 주시고 그저 삼베 일백 필만 손에 쥐게 하소서.” 그녀의 남편이 물었다. “왜 겨우 그것뿐이오?” 이 물음에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보다 많으면, 당신이 작은마누라 들일 테니까요.” '내저설하內儲說下'에서 가져왔다. 본성이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은 그 일이 자기에게 미칠 이해관계부터 셈한다. 더구나 재물은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각기 다른 마음을 가지도록 부추기는 요물이다. 이 요물은 소망을 욕망으로 재빨리 바꾼다. 아니 욕망을 건너뛰어 탐욕의 키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마구 키운다. 다른 한편, 참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재빨리 짚어내는 이 여인의 지혜를 지나칠 수 없다. 사랑 없는 ‘함께’..

참 용기

25년 봄, 제나라 최저崔杼가 군사를 이끌고 우리 노魯 나라 북쪽 변경을 공격했다. 여름 5월 을해일에 최저가 자기 임금을 죽였다. '양공25년襄公二十五年'에서 앞 부분 두 문장만 가져왔다. 춘추시대, 제齊 나라 장공莊公이 대부 최저의 아내와 남몰래 정을 통했다. 이를 안 최저는 계책을 세워 장공을 죽이고 그의 배다른 동생 저구杵臼를 임금으로 세웠다. 그리고 최저 자신은 스스로 재상 자리를 차지하고 제멋대로 조정을 오로지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임금을 죽였기에 자못 두렵고 불안했다. 이 사실을 사관이 그대로 역사에 기록하면 천고에 오명을 남길 게 뻔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는 태사太史를 가만히 불러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우매하고 무능한 임금이 세상을 떠났으니 기록으로 남겨야 하지 않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