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4. 넷째 마당 - 智 3

포원蒲元의 지혜

에 이렇게 일렀다. 포원은 보통사람과는 달리 생각이 유달리 뛰어나고 재치가 있었다. 그가 사곡斜谷에 있을 때, 제갈량을 위하여 3천 자루나 되는 군도軍刀를 만들었다. 칼이 다 완성된 뒤에 이렇게 말했다. "한중漢中 지방의 물은 단물이기 때문에 담금질에 쓸 수 없고, 촉강蜀江의 물은 센물이기 때문에 쇠붙이의 정기를 모을 수 있소이다. 이런 구별은 하늘이 만든 것이오." 이리하여 그는 사람을 성도成都로 보내 그곳 촉강의 물을 떠오도록 했다. (이 사람이 돌아온 뒤) 그는 이 물로 담금질을 해 보고 이렇게 말했다. "부강涪江'의 물이 섞여서 담금질하는 데 쓸 수 없구려." 이 물을 떠온 이가 부강의 물이 섞였을 리 없다며 억지를 부렸다. 포원은 칼을 들어 물을 한 번 휘저으며 이렇게 말했다. "부강의 물이 여..

남당의 서예가 서현의 '마침내'

남당南唐의 서현徐鉉은 소전小篆에 능했다. 그가 쓴 소전 작품을 햇빛에 비춰보면, 필획의 가운데에 한 가닥 짙은 먹물이 공교롭게도 한가운데를 차지한다. 필획이 구부러진 곳에도 짙은 먹물은 역시 한가운데에 있다. 필획 양쪽에 이 짙은 먹물이 치우치지 않았으니, 이는 필봉이 뒷걸음치거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언제나 필획의 한가운데를 직행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소전 서법의 진정한 운필법이다. 서현이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늘그막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왜편법歪匾法을 알아냈소." 대체로 소전은 보통 여위고 긴 것을 좋아한다. 절충하여 비스듬하고 평평한 운필법을 쓰는데, 경험이 많고 노련한 서예가가 아니면 쓸 수 없다. 11세기 북송의 학자 심괄沈括이 펴낸 '서화書畵' 가운데 한 부분을 데려왔다. '늘그..

단점의 장점& 장점의 단점

제齊 나라 사신이 위魏 나라 도성 대량大梁에 왔다. 손빈孫臏은 형벌을 받은 신분으로 제의 사신을 남몰래 만나 자기 의견을 털어놓았다. 제나라 사신은 이 양반이 굉장한 인재임을 알아보고 몰래 자기 수레에 태우고 제나라로 돌아갔다. 제나라 장군 전기田忌가 그를 높이 평가하여 큰손님 대접하듯이 높여 대우했다. 전기는 걸핏하면 제나라 귀족 자제들과 큰돈을 걸고 경마를 즐겼다. 손빈은 이들 말의 실력이 큰 차이가 없음을 발견하고 이들을 상, 중, 하 세 등급으로 나누었다. 그런 뒤, 손빈은 전기에게 이렇게 일렀다. "이제 크게 지르십시오. 제가 어르신을 승리하게 만들겠습니다." 전기는 이 말을 그대로 믿고 제나라 왕공 귀족의 자제들과 경마를 벌이기로 하고 천금의 판돈을 걸었다. 경기에 임하기에 앞서 손빈은 전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