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9. 아홉째 마당 - 政 2

백성이 곧 하늘

제齊 나라 환공桓公이 관중管仲에게 물었다. “임금이라면 무엇을 소중히 여겨야 할까요?” 관중이 이렇게 대답했다. “임금께서는 마땅히 하늘을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환공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자 관중이 다시 말했다. “제가 말씀 올린 하늘은 가없이 넓고 넓은 하늘이 아닙니다. 임금께서 백성을 하늘로 삼으면, 백성은 임금을 지지하고 나라는 평안해지고, 임금께서 백성을 하늘로 삼으면, 백성은 임금을 도와주고 나라는 강대해집니다. 그러나 백성이 임금을 비난하면 나라는 위험에 빠지고, 백성이 임금을 배반하면 나라는 멸망하게 됩니다.” 유향劉向의『설원說苑』「건본建本」 가운데 한 부분이다. 군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내팽개친 채 주색에 빠졌던 제나라 양공襄公의 뒤를 이어 자리에 오른 환공이 춘추시대 첫 번..

역시 사람이다

환공桓公이 마구간을 돌보는 관리에게 이렇게 물었다. “이곳에서는 어떤 일이 가장 어렵소?” 마구간을 돌보는 관리가 미처 대답을 못하자 관중管仲이 입을 열었다. “저 관이오管夷吾가 일찍이 말을 돌보는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마구간의 울짱을 겯는 일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먼저 굽은 나무를 써서 결으면 또 굽은 나무를 써서 결어야 합니다. 이렇게 굽은 나무로 결으면 나중에는 곧은 나무는 쓸 데가 없습니다. 하지만 먼저 곧은 나무를 써서 결으면 또 곧은 나무를 써서 결어야 합니다. 이렇게 곧은 나무로 결으면 나중에는 굽은 나무가 끼어들 수가 없습니다.” 『관자管子』「소문小問」에서 한 단락 데려왔다. 역시 사람이다. 굽은 나무를 재상 자리에 앉혔더니 줄줄이 알사탕 엮듯이 재상 아래로 참모들 모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