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마당

이런 사람 없어 걱정

촛불횃불 2022. 9. 7. 16:09

세상에 유능한 신하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이 신하를 다루어 쓸 수 있는 군주가 없음을 걱정하라.

세상에 재화財貨가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재화를 분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걱정하라.

 

  『관자管子』「목민牧民가운데 한 구절이다.

  춘추시대, 제나라 군주 환공을 첫 번째 패자의 위치로 올려놓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관중도 신하보다는 군주에게 더 큰 책무가 있음을 앞세웠으며, ‘재화의 유무보다는 분배가 경제에서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관중

  아랫사람을 골라 쓸 수 있는 능력조차 없는 군주가 나라 망친 예는 우리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적잖이 찾을 수 있다. 군주가 어리석으면 잇속 차리기 바쁜 소인배들이 구린내에 파리 꾀듯 판을 친다.

  이만큼 잘 사는데 불만이 들어설 틈이 어디 있느냐, 이런 물음을 던지는 이도 있다. 그런데 이웃이 비행기 타고 알프스로 피서 여행 떠날 때, 이보다 가난한 이웃이 완행열차 타고 동쪽 바다에 가서 바람 한 번 쐬고 싶은 소망까지 펼 수 없어서야 되겠는가? 빵만 크면 뭣하나? 몇몇 사람이 이 빵 움켜쥐고 제 배만 채우려드는 꼴을 가만두어서는 안 된다. 똑같이는 아니더라도 그런대로 골고루 나누어야 하늘이 미소 짓는다. 성장도 좋지만 분배가 어그러지면 아랫사람은 성난 파도 되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위 가져온 글의 원문을 여기 보인다.

 

天下無患無臣, 患無君以使之.

天下無患無財, 患無人以分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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