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의 아내가 저자에 가려고 나서자 아이가 꽁무니에 붙으며 홀짝홀짝 울었다. 그러자 어미가 아이에게 이렇게 일렀다.
“집에 있어라, 그러면 어미가 돌아와서 돼지를 잡아서 먹도록 할게.”
그녀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남편이 돼지를 잡아서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을 막아서며 말했다.
“아이와 농담으로 한 말일 뿐이었어요.”
이 말에 남편은 이렇게 맞받았다.
“아이는 농담할 상대가 아니외다. 어린 아이가 무슨 지혜가 있겠소? 부모가 하는 대로 따라서 배울 따름이오. 부모의 가르침을 따를 뿐이란 말이오. 오늘 당신이 이 아이를 속이면 아이에게 속이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오. 어미가 아이를 속이면 아이는 어미를 믿지 않을 터이니, 이건 교육이 아니외다.”
말을 마치자 증자는 돼지를 잡아서 삶았다. (曾子之妻之市,其子隨之而泣,其母曰:“女還,顧反爲女殺彘. ”妻適市來,曾子欲捕彘殺之. 妻止之曰:“特與嬰兒戲耳. ”曾子曰:“嬰兒非與戲也. 嬰兒非有知也,待父母而學者也,聽父母之教. 今子欺之,是教子欺也. 母欺子,子而不信其母,非以成教也. ”遂烹彘也.)
『한비자韓非子』「외저설좌상外儲說左上」가운데 한 부분이다.
당신의 말과 행동을 아이들은 자신의 말과 행동의 본보기로 삼는다. 당신의 말과 행동이 궤도를 벗어나면 당신 아이의 말과 행동도 장차 궤도에서 벗어난다.
한 번 한 말이 꼭 지켜질 때 믿음이 생긴다. 말이 곧 그 사람이다. 한자어 ‘신信’을 두고 믿음의 의미를 곱씹어 보라. 믿음이 무너졌을 때 참삶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