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마당

아비의 훈계

촛불횃불 2022. 11. 22. 11:58

 무릇 군자라면 고요한 마음으로 심신을 수련하고 검박한 태도로 덕을 닦아야 하느니라. 세속의 명예와 이익을 멀리하지 않으면 자기의 뜻을 분명히 할 수 없으며, 심신이 고요하고 깨끗하지 않으면 먼 앞날을 내다볼 수 없으니라. 학문을 함에 평정을 유지해야 근원에 이를 수 있고, 공부하지 않으면 재능을 펼칠 수 없으며, 포부가 없으면 학문에 성취를 이룰 수 없느니라. 태만하고 방종하면 정신을 진작시킬 수 없으며, 경솔하고 조급하면 타고난 품성을 갈고 닦을 수 없느니라. 세월은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의지도 시간과 함께 사라짐이 마른나무가 잎 시들어 떨어짐과 같으니, 세상에 아무런 공헌도 하지 못하고 늘그막에 헐어진 집 지키며 지난날을 안타까워한들 어떻게 돌이킬 수 있겠는가?

 (夫君子之行靜以修身儉以養德非淡泊無以明志非寧靜無以致遠. 夫學須靜也才須學也非學無以廣才非志無以成學. 淫慢則不能勵精險躁則不能冶性. 年與時馳意與日去遂成枯落多不接世悲守窮廬將複何及!)

 

 

 제갈량諸葛亮계자서誡子書전문이다.

 아들을 향한 아비의 훈계만큼 절절한 말이나 글이 어디 있으랴. 1백 자에도 못 미치는 글 속에 담긴 아비의 바람이 손에 잡히는 듯이 간절하다. 예나 이제나 부모의 마음은 한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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