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착하고 어진 행동만이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으며 아무리 먼 곳에라도 이를 수 있습니다. 교만하면 손실을 불러오고, 겸손하면 이로움을 얻는 것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법칙입니다.”
惟德動天,無遠弗屆. 滿招損,謙受益,時乃天道.
『상서尙書』「대우모大禹謨」가운데 한 부분이다.
우禹는 순舜의 신하로서 큰물을 막아 다스리는 데 큰 공을 세움으로써 ‘대우大禹’로 높임을 받았다. 「대우모」는 우와 순, 그리고 백익伯益이 함께 나랏일을 두고 궁리를 나눈 이야기를 기록한 꼭지이다. 여기에서 ‘모謨’는 ‘모謀’와 통용한다.
한 달 동안 묘민苗民과 싸움을 벌였지만 이들은 험준한 지세를 방패삼아 완강히 버티며 무릎을 꿇으려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익이 우에게 건의한 말이 바로 여기 인용한 부분이다. 이들의 시대는 기원전 21세기, 지금으로부터 4천여 년 전이다. 천 년도 네 번이나 지난 지금, 왕조가 몇 번이나 바뀌며 오늘에 이르렀지만, 인간이 지녀야 할 가치의 기준, 곧 겸손이 교만을 앞지르는 가치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자신도 모르게 가만히 싹을 틔우는 교만을 다스리기 위해 속이 텅 비어 늘 푸른 대나무를 곁에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