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두보杜甫

촛불횃불 2023. 7. 2. 14:50

삿갓 쓴 두보의 모습

1. 원문

 

 知章騎馬似乘船, 眼花落井水底眠.

 汝陽三斗始朝天. 道逢麴車口流涎, 恨不移封向酒泉.

 左相日興費萬錢, 飮如長鯨吸百川, 銜杯樂聖稱避賢.

 宗之瀟灑美少年, 擧觴白眼望靑天, 皎如玉樹臨風前.

 蘇晉長齋繡佛前, 醉中往往愛逃禪.

 李白斗酒詩百篇, 長安市上酒家眠.

 天子呼來不上船, 自稱臣是酒中仙.

 張旭三杯草聖傳, 脫帽露頂王公前, 揮毫落紙如雲烟.

 焦遂五斗方卓然, 高談雄辯驚四筵.

 

음중팔선도

 

2. 주석

 1) 知章...하지장賀知章. 벼슬이 비서감에 이름. 천성적으로 마음이 넓고 활달하여 스스로 호를 '사명광객四明狂客'이라                  함.  장안에서 이백을 보자마자 '적선인謫仙人'이라 일컬으며, 그 자리에서 당장 옆구리에 찼던 금거북을 끌러 술과              바꾸더니 통음함. 첫 두 구는 하지장이 취한 뒤 말등에 올랐는데, 흔들흔들 그 모습이 배에 탄 모습과 같음을 표현.

 

하지장

 2) 汝陽...당현종의 조카로서 여양왕으로 봉해진 이진李璡을 가리킴. 

     朝天...신하가 입조하여 황제를 알현함. 이진이 통음한 뒤 입조함. 

     麴車...酒車, 술 실은 수레.

     移封...봉지를 바꿈.

     酒泉...군명郡名, 지금의 간쑤성 주천현. 전설에 따르면 이곳에 샘이 하나 있었는데, 맛이 술과 같았다고. 

 

여양왕 이진

 3) 左相...좌승상 이적지李適之. 천보 원년(742년) 8월 좌승상에 오름. 천보 5년(746년) 4월 이림보李林甫에게 밀려 쫓겨                   남.

     長鯨...고래, 옛적에 고래는 모든 강의 물을 다 들이킬 수 있다고 생각함. 이로써 이적지의 주량이 대단함을 형용함.

     銜杯...지나치게 술을 좋아함. 

     聖...여기서는 술의 별칭으로 사용.

 

주중팔선

 4) 宗之...최종지崔宗之. 이부상서 최일용崔日用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봉지를 이어받아 제국공齊國公이 됨. 이백의 친구.

     觴...큰 술잔.

    白眼...晉 나라 때, 완적阮籍이 청안靑眼과 백안白眼을 마음먹은 대로 지을 수 있었다고 함. 청안으로는 친구를 바라보고              백안으로는 속인을 바라보았다고 함. 

    玉樹臨風...최종지의 풍채가 뛰어나게 멋있었기에 옥수에 비유함.

 5) 蘇晉...개원 연간의 진사로서 일찍이 호부와 이부에서 시랑侍郞 벼슬을 함.

     長齋...오랫동안 재계함.

     繡佛...그린 불상.

     逃禪...불문에서 지켜야 할 계율을 어김. 불문에서는 음주를 금하는데, 소진은 오랫동안 재계하며 부처를 모셨지만, 그                   만 술을 좋아하여 '도선'을 하게 됨.

 

소진

 6) 李白...통쾌하게 마시기로 유명함. 시의 구상에 민첩하였으며 술로써 시의 흥취를 돋우었음.

 

이백

 7) 張旭...당나라 때의 이름난 서예가로서 특히 초서에 능했음. 세상사람들은 그를 일러 '초성草聖'이라 함. 

     脫帽露頂...취했을 때 얽매임 없는 장욱의 모습을 묘사. 장욱은 크게 취하면 언제나 소리를 지르며 달리다가 붓을 들고                    한번에 내리 썼다고 함. 술에서 깬 뒤, 자기 글씨를 보곤 다시 고칠 데 없다고 생각하며 신기하게 여겼다고 함.

                세상에서는 장욱을 일러 '장전張顚'이라고 함. 

 

장욱

 8) 焦遂...술 좋아하기로 이름난 평민. 그의 행적은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음.

     卓然...풍채가 환하게 빛나는 모습. 뛰어난 모습. 

 

초수

3. 옮기기

  하지장은 술 마신 뒤 말에 오려면 흔들흔들 배에 오른 듯, 

  아물아물 침침한 눈이 우물에 빠져도 그대로 잠들겠네.

  여양왕 이진은 서 말을 마셔야 황제 뵈러가다가,

  길에서 술 실은 수레 만나면 술 생각에 임에서 침이 줄줄,

  주천에 봉해지지 못하여 안타까워하네.

  좌상 이적지는 날마다 만 냥 아끼지 않고,

  고래가 온 강물 다 마시듯이 술 마시고,

  술잔 들고 정사를 간략하게 하기 위해 현명한 이에게 양보한다 하네.

  최종지는 멋들어진 미소년,

  술잔 들고 청천을 낮보니,

  거침없이 빼어난 자태는 그대로 옥수라네.

  소진은 부처님 앞에서 재계할지라도

  마시고 흥나면 불문의 계율일랑 깡그리 잊는다네.

  이백은 한 말 술에 시 백 편, 장안 저자거리 술집에서 걸핏하면 잔다네.

   황제가 잔치 베풀고 오라해도,

   술 취하여 배에 오르려고 하지 않고,

   자기는 술 취하면 신선이라 소리 높이네.

   장욱은 술 석 잔이라야 붓 들어 글씨 휘날리니 초성이라네.

   왕공 귀척 앞에서도 거침이 없으니,

   미친 듯 휘갈긴 글씨는 구름과 연기가 종이 위에 흩뿌려진 듯.

   초수는 다섯 잔이 들어가야 생기발랄하여,

   고담준론에 자리에 함께한 이들을 놀라게 하네.

 

4. 붙이기

  이 시는 천보 5년(746년), 두보가 처음으로 장안에 왔을 때 지은 작품이다. 이 시에 등장하는 여덟은 모두 술 마시기를 좋아하여 '주중팔선인'이라고 일렀다. 두보가 지은 이 시는 이 여덟 사람을 위한 '초상'이다.